커뮤니티


누구나 선 넘지 않고 왁자지껄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민원 학부모 피해 마트도 먼 곳 다녔다"

주부22단 0 2,471 2023.09.13 14:17
특히 유가족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들과 같은 생활권이었던 고인은 학부모들을 마주치는 상황때마다 숨을 쉬기 힘들어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으며 결국 이 같은 상황이 두려워 마트조차 집 앞이 아닌 원거리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2019년 이후 고인은 정신과 치료를 계속해서 받아 왔으나 올 7월 발생한 서울 서이초 신규교사의 극단선택 소식을 접하고 당시 공포가 떠올라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계속됐으며, 영면 이후 화상 환자들에게 피부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과 학교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마지막까지 세상에 빛이 되어준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며 “대전시교육청이 앞장서서 진상을 규명하고 순직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의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하루 빨리 교권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아래는 고인이 전국초등교사노조 교권 침해 관련 설문에 남긴 글.

학기초부터 지도에 어려움이 있었던 학생으로 학부모 역시 지도에 협조하지 않고 억울해하고 교장실에 민원을 넣어 지도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1학기 내내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여 학생에 대한 지도를 할 수 없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수업을 방해하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친구들을 때리기도 하여 무기력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결국 그 학생과 약 1년의 시간을 보낸 후 저는 교사로서의 무기력함, 교사에 대한 자긍심 등을 잃고 우울증 약을 먹으며 보내게 되었습니다.

3년이란 시간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다시금 서이초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그 공포가 떠올라 그 날은 정말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저는 다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노력도 제게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공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아동학대 조사 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시 아동학대로 결정을 내린 판단 기준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들의 자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저 혼자 저의 가족들 도움을 받으며 해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남편은 왜 회사일을 하는데 회사의 보호를 받지 못하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때 저는 그 물음에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회사의 보호가 아니라 회사의 비난을 제일 먼저 받는다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일들이 저에게 메일을 보내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돌아보며 매우 화가나기도 하고 슬프기도하였습니다. 이번 일이 잘 마무리되어 교사들에게 희망적인 교단을 다시 안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84

Comments

커뮤니티

최근글


새댓글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